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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

아파트에 찾아온 반가운 손님 매미

"찌르르 찌르르" 왜 이리 시끄럽지 ?

 

간밤에 열대야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뒤척이다가 늦게 잠들었으니 아침에 쉽게 일어나지 못합니다. 이번 연휴 기간에는 출근하지 않아도 되니 긴장이 풀어져 더욱 늦잠을 자곤합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일찍 잠에서 깰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집안에서 커다란 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입니다.


"찌르르 찌르르" 자세히 들어보니 매미소리였습니다. 소리가 너무 가깝게 들려 어디서 나는 것인지 찾아보았습니다. 매미가 우리집 아파트의 베란다에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아래 사진에 있는 것처럼 창틀의 방충망에 매미가 붙어 있었습니다. 아파트 13층까지 높이 올라온 것이 놀랍고, 매미가 사람사는 바로 곁에 찾아온 것도 신기하기만 합니다.


잠에서 깬 가족들이 하나 둘 모여 매미를 쳐다봅니다. 매미가 놀라 날아갈까봐 멀찍이 서서 바라봅니다.  어느 여름 우리 집에 찾아 온 조그만 곤충 손님 때문에 집안에 신기함으로 활력이 넘쳐 흐릅니다.

 

 


매미야 ! 왜 여기 홀로 있어 ?

 

매미는 상당 기간을 땅 속에서 유충으로 지냅니다. 그러다가 땅밖으로 나와 짧은 기간동안 매미로 살아갑니다. 자유롭게 하늘을 날며 자유를 만끽하니 부럽기만한데 매미도 어려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오랜 유충 시절에 비해 땅 밖에서의 삶이 너무나 짧기 때문입니다.


그런 매미의 일생을 알기에 집에 찾아온 매미에게 더욱 애정이 갑니다. 매미가 우리집 아파트 배란다에 있을 1분은 사람으로 치면 1달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귀한 시간을 우리 집에 머물다가니 매미의 방문이 의미있게 다가옵니다.


그런데 매미 곁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앞 뒤 배란다를 모두 살펴봐도 이 매미뿐입니다. 어릴적 시골에서 자랄때 매미들은 나무가지 여기저기에 붙어 쉴새없이 울었습니다. 여러마리가 합창을 하면 아름답게 들리던 소리가 소음으로 바뀌기도 했습니다.


짧은 인생을 친구들과 같이 지내야 하는데 이리 홀로 있는 매미를 보니 안타깝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파트 주변에 매미가 유충으로 지낼 땅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나무도 많지 않으니 땅속에서 나와도 있을 곳이 없습니다.


홀로 앉아 있는 매미의 모습이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외로운 모습과 겹쳐지면서 쓸쓸함이 전해집니다. 매미가 우리 집에 있을 시간만이라도 편히 지낼수 있도록 조심 또 조심합니다.


 

 

 

환경에의 적응 ? 나중에는 매미가 나무가 아닌 베란다 방범창에 앉아있게 될까 ?

 

방범창에 앉아있는 매미를 보면서 환경에의 적응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모든 생물은 환경에 지배되며, 생존을 위해 환경에 맞게 변신할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도시는 점차 콘트리트 숲으로 뒤덮이면서 매미가 있을 곳이 극히 제한적입니다. 도시에 나무룰 심지만 매미가 앉을 곳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환경 변화가 매미에게도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보니 앞으로 매미의 종류가 도시 매미와 시골 매미로 나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도시 매미의 가장 큰 특징은 나무가 아닌 아파트 베란다 방범창에 앉는다는 것이구요, 이런 추세를 감안해 아파트를 지을 때 매미 집을 별도로 설계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물론 위의 내용은 필자의 가정 사항입니다. 도시화에 따른 매미의 생활변화인데 그리 유쾌한 상상은 아닙니다.

 

 

매미가 있어 즐거웠던 연휴, 즐겁게 시작을 ~

 

매미가 우리 가족의 일상에 파고 든 하루였습니다. 매미를 보아 반가웠고 매미가 화제가 되어 가족간 이야기 꽃을 피울 수 있었습니다.


주말에 외출하지 못해 무료했던 일상에 특별한 일이 생겨 즐거웠습니다. 아파트 주변에 사는 곤충이나 새에 대해 관심이 생기고 유심히 살펴볼 수 있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매미가 찾아오면 반갑게 맞이할 것입니다. 도시화라는 환경변화에 적응한 것일 수도 있을 매미를 반갑게 맞이해 주는 것은 함께 살아가는 생명에 대한 의무처럼 느껴집니다.


매미 울음소리가 열대야에 지친 여러분의 아침 잠을 즐겁게 깨워줄 수 있는 알람시계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